펠리데(Felidae) / 아키프 피린치(Akif Pirincci), 2003, 해문출판사

2024. 6. 10. 23:46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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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데 | 아키프 피린치 - 교보문고

펠리데 | 아키프 피린치의 소설 『펠리데』. 속도감 있는 전개와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 재미와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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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리디북스

인상깊은 구절
오랫동안 지옥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지옥도 너를 들여다보기 시작한다.(Nietzsche)
감상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추리 소설이라! '탐정'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가장 잘 담고 있는 동물은 아무래도 고양이가 아닐까. 늑대나 개와 같은 개과(canis) 동물이 탐정을 하는 건 좀... 간지가 안 살잖아. 아무래도 사자나 고양이, 표범같은 고양이(feline)과 동물들이 탐정을 해야만 하는거다. 그 점에서 이 책이 확 끌렸다. 

이 고양이 탐정 프란시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상상하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하지만 추리 소설이 다 그렇듯 인간─이 소설에서는 고양이─의 생명에 대해 애도하는 장면이나 그들의 죽음의 의미에 할애되는 지면은 턱없이 작다. 죽어야 할 이유, 죽일만한 이유들이 관심사일뿐. 좀 씁쓸한 기분이 든다, 이런 추리 소설을 보고 있으면.

어쨌든 우리의 고양이 탐정 프란시스는 어찌저찌 사건을 잘 해결해내고 만다! 아르투로의 장편 소설 <뒤마 클럽>의 결말처럼, 범인은 이성적인 인간의 가면을 쓰고 남들의 존경을 받아내는 존재이다. 어떻게 보면 환상적, 또는 초현실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스토리는 의외로 탄탄하다. 하지만 고양이가 의뭉스럽고 교활하며 흉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에 대한 그런 편견을 완전히 굳혀버릴 수 있다는 단점이자 장점이 있다.

추리 소설을 읽을 때마다 항상 맨 뒷장부터 넘겨보는 버릇이 있다. 범인이 누구인지를 먼저 알고 보면 왜 또 어떻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아가는 맛이 있기 때문이지. 결말을 보고 앞의 장면을 하나씩 되짚기는 또 귀찮으니까. 수학 문제를 풀기 전에 해답지를 보던 내 못된 습관이 추리 소설을 읽는 방법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일까? 여튼, 소설이나 비소설을 읽는 재미는 책장을 덮기 전, 마지막 결말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장씩 한 장씩 책 냄새를 맡아가면서 책장을 넘기는 데에 있는 거니까.

그런데, '고양이 추리소설 - 첫번째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구나. 두 번째 이야기는 언제 나올까.

여기까지가 예전에 써놓은 리뷰의 끝. 책을 검색해보니 독일에서는 뒤로 세 권인가 더 나왔는데 그 중 한 권만 영어로 번역이 되었다. 한글로는 아예 번역도 안 되었네. 독일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첫번째 이야기만 인기 있었구나.
유튜브에서 full version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기회가 되면 꼭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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