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9. 15:22ㆍTraveling
2014년 6월 25일 밤 11시 50분 바르셀로나(BCN) El Prat 공항 → 바르셀로나 라 람블라의 리세우 민박
짐을 찾아 공항을 빠져나오니 거의 밤 12시가 다 된 시각이었다. 버스 표지판을 따라서 계속 따라가다 보면 버스 타는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Aerobus사이트에 가보니 공항에서 내려 Aerobus 타는 곳까지 가는 길을 촬영해놓은 유튜브 영상(클릭)도 있다! 관광도시 바르셀로나의 위엄! Aerobus[아에로부스]는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버스인데, 터미널 1(국제선)에서 출발하는 것은 A1, 터미널 2(국내선, 저가 등)에서 출발하는 것은 A2이다. 어느 것을 타도 도심-공항을 왕복하니 안심해도 좋을 듯!
Aerobus를 타고 공항에서 기점인 까딸루냐 광장까지는 3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버스비는 편도 5.9유로, 왕복 10.2유로. 왕복 티켓은 유효기간이 15일이므로 15일 이내에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다시 공항으로 돌아간다면 왕복 표를 사는 게 이득이다. 나와 친구는 딱 14일 후에 다시 이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으므로 왕복으로 구매했다. 버스 기사님에게 돈을 내고 바로 구매! 나중에 까먹지 않게 친구의 여권 지갑에 보관했다. (나중에 '야, 그때 그 버스티켓 어디갔냥!?'이러면서 잠시 멍한 상태가 되기도 했지만.)
드디어 까탈루냐 광장에서 하차. 늦은 시각이었지만 거리에는 사람들이 한가득. 람블라스 거리만 찾아가면 민박집에는 쉽게 갈 수 있는데, 내리자마자 잠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상태가 되었다. 지, 진짜 스페인에 도착한 거야! @_@
몇 초간 정신을 잃고 있다가 곧 제정신을 되찾고 짐을 끌고 걸었다. 람블라스 거리에는 사람들이 한가득. 바닥에 돌을 박아 만든 유럽 보도에 돌돌이 가방이 드륵드륵 굴러가는 소리가 어색하면서도 기분 좋았다. 유럽에 왔구나. 민박집 가는 길을 정리해서 아이폰에 넣어둔 PDF 파일을 보고 리세우 민박 앞에 도착했다. 아저씨가 기다리고 계셨는데, 람블라스 거리에 맞닿은 곳이 아닌 라발 지구에 있는 (밤에는 우범 지역이라고 알려진 그곳... 이라고 여행 가기 전에 읽었긔 ㅠ) 구엘 저택 건너편 골목으로 우릴 데려가셨다. 내 돌돌이 가방은 아저씨가 끌고 가시고, 친구는 백팩을 매고 돌돌이 가방을 끌며 뒤따라 왔는데 오는 길에 소매치기를 당할 뻔했다고 했다. 캔 음료를 들고 뒤에서 어떤 사람이 어물쩡거린 후에 백팩 가방 지퍼가 이마안~큼 내려와 있었다고. 무섭.
민박집에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특별히 범죄가 일어나거나 그러진 않는다고 하셨다. 그리고 실제로 매일 밤늦게 숙소에 돌아왔지만, 첫날 당할 뻔했던 소매치기 빼고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 거리에서 냄새가 조금 나긴 했지만, 뭐 이 정도야. 그리고 위치가 정말 좋았다. 바르셀로나에 놀러가면 꼭 람블라스 거리 근처에 숙소를 잡으라고 권해주고 싶다. 고딕지구, 바르셀로네타 등등 곳곳에 다니기 정말 편리. 근처에는 구엘 저택도 있어서 오며가며 조금씩 곁눈질로 보았고, 보케리아 시장도 가까운 곳에 있다.
오며가며 봤던 구엘 저택. 입장료는 10유로인데, 들어가지는 않았다.
구엘 저택은 가우디의 후원자였던 구엘과 그 가족들이 살았던 집. 가우디의 초기 상상력이 잘 반영되어 잇는 곳이라고 한다. 1880년대 후반에 건설한 건물인데, 언뜻 보기에도 건물의 느낌이 상당히 어둡다. 책을 들춰보니 고딕, 이슬람, 아르누보 양식이 적용되고 독특한 자재들이 사용된 건물이며, 내전 이후에 지하실이 정치범들의 고문 장소로 쓰였다고 한다.
빨간 문이 리세우 민박 분점(?) 들어가는 입구. 라 람블라에 있는 곳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들어오는 길의 양 옆에는 온통 그래피티가!
3인실을 친구와 둘이 썼지만, 방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딸린 화장실이 있다고 하셨지만 문을 열어보니 환풍기도 없이 변기만 덜렁 있었고, 방에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파티오를 통해서 들어오는 한줄기 바람에 의지해서 끕끕한 냄새와 빨래 건조를 해결. 어차피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 여기서는 잠만 자니까, 라고 생각하며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아침식사는 정말 맛있었다. 아주머니 음식 솜씨가 정말 좋아서 매일 아침 한식으로 든든하게 챙겨먹고 나갈 수 있었다. 어차피 점심, 저녁이야 '우린 스페인에 먹으러 왔어!'라는 정신으로 음식을 남겨가면서까지 즐겨 먹었으니 딱히 스페인 식도락을 포기한 건 아니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식당들이 거의 없기도 했고, 사먹으면 그게 또 여행 경비니까.
숙소에 대한 총평은 이렇다.
리세우 민박 위치: ★★★★☆ (라 람블라 근처) 안락함, 쾌적함: ★★☆☆☆ 아침 식사: ★★★★★ 가격: 70유로/1박 (열쇠 보증금 10유로, 퇴실 시에 돌려 받음) 미친 듯이! 맛있는 아침 식사 가격이 요금에 포함되어 있어서 좋았고, 위치가 참 좋다. 주인 아주머니, 아저씨도 친절하시고 한국어를 잘 하는 현지인 직원 루께!도 은근 친절! 아침 식사를 하며 다른 방 손님들이랑 잠깐 나누는 대화도 즐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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